말이 빠른 아이라면 한글도 금방 배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언어발달이 빠른 것과 글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숫자는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한글만 보면 도망가는 건지, 그 이유를 찾아가던 과정을 솔직하게 적어봤습니다.말 잘하는 아이가 한글도 잘할 거라는 착각우리 아이는 또래보다 말이 빠른 편이었습니다. 생각을 말로 정리하는 것도 잘했고, 앉아서 조용히 노는 것도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연스럽게 한글 공부도 수월하게 진행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단순한 기대였습니다.30개월쯤 방문학습지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학습 효과를 기대했는데, 막상 해보니 아이에게는 일주일에 한 번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나는 시간에 더..
어린이집에 보내면 면역력이 생겨서 나중엔 덜 아프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나중'이 오기까지 부모가 버텨야 하는 시간이 꽤 길었습니다. 감기는 물론이고 구내염, 유행성 눈병까지, 계절마다 감염병을 달고 살았던 그 시절을 돌아보며 제가 실제로 효과를 느꼈던 예방 습관들을 정리해 봤습니다.아이가 기관에 다니면 원래 자주 아픈 거 아닌가요?기관생활을 시작하면 아이가 자주 아픈 건 당연하다는 말, 저도 처음엔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돌이 되기 전, 문화센터 수업에서 같이 놀았던 아이 두 명과 우리 아이가 거의 동시에 열이 오르고 구내염 증상을 보였을 때, '그냥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넘기기가 어려웠습니다. 집단 감염(Cluster infection)이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들어온 순..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면, 혹시 "오늘 하루만 쉬게 해줄까?" 하는 마음이 드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마음을 참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데 막상 쉬게 해주면 다음 날이 더 힘들더라고요. 등원 거부를 반복하는 아이 옆에서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그 안에서 찾은 현실적인 방향을 솔직하게 적어봤습니다.아이가 가기 싫다는 말속에 담긴 마음"잘 다니던 아이가 왜 갑자기?" —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렵게 적응을 마치고 드디어 씩씩하게 다니는구나 싶었는데, 연휴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아침이 전쟁이 됐습니다. 다섯 살이 된 지금도 가끔 전날 저녁부터 눈물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그래서 어느 날부터 이유를 먼저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매번 다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엄마가 보고 ..
아이가 우는 이유의 절반 이상은 어른의 기준에서 '별일 아닌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 사실이 당혹스러웠습니다. 계란말이가 없다는 이유로 밥상 앞에서 눈물을 터뜨리는 아이를 보며 '이게 울 일인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 순간 제가 잘못 짚고 있었다는 걸 한참 뒤에야 알았습니다.사소한 속상함, 어른 기준으로 재면 안 됩니다아이의 울음 앞에서 제가 처음 보인 반응은 설명이었습니다. "친구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 "반찬은 내일 해줄게" 같은 말들이요.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이미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아이에게는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크게 울거나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라는 말이 돌아오기도 했습니다.이 경험을 반복하면서 저는 아이의 감정 발달 구조를 조금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
잘 안 되면 바로 포기하던 아이가 스스로 펜을 쥐고 글자를 다시 고쳐 쓰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그 순간, 제가 더 놀랐습니다. 결과가 아니라 그 작은 태도의 변화가 왜 이렇게 크게 느껴졌는지, 저도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기다리는 것"이었는데, 그 기다림이 조금씩 쌓여가는 것 같아 기록으로 남겨둡니다.포기 습관,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까요?아이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금방 짜증을 내고 포기해 버리는 모습, 혹시 낯설지 않으신가요? 저는 제 아이가 그랬을 때 처음엔 "나를 닮아서 그런가" 싶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어릴 때도 뭔가 잘 안 되면 빨리 손 놓아버리는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아이가 스티커 붙이기나 가위질을 처음 시작할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손..
아이가 주사를 안 무서워하게 만드는 게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독감 예방접종을 마치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무서운 마음을 없애주는 게 아니라, 무서워도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을 쌓아주는 것이 진짜 준비더라고요.주사가 무섭다고 솔직히 말해줬더니 오히려 달라졌습니다아프지 않다고 말하면 아이가 덜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반대로 경험했습니다. 예전에 저도 그랬거든요. "조금도 안 아파"라고 달랬더니 막상 따끔한 순간에 배신당했다는 듯이 더 크게 울었습니다.그 뒤로 방식을 바꿨습니다. "조금 따끔할 수 있는데, 엄마가 옆에 있을 거야"라고 솔직하게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단순한 위로처럼 보여도, 아이에게는 꽤 중요한 정보 제공입니다. 출처..
어린아이들은 같은 책을 수십 번 반복해서 읽어 달라고 합니다. 처음엔 저도 "왜 또 이 책이야" 하는 마음이 솔직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 반복에는 아이 나름의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수십 번 읽은 책인데 또 가져오는 아이저는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보던 그림책들을 지금까지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글을 알게 되면 익숙한 책에서 아는 글자를 하나씩 발견하며 기뻐할 것 같아서입니다. 실제로 요즘 아이가 숫자를 알게 되면서 책에서 숫자를 찾아 순서대로 늘어놓는 걸 보면, 그 기대가 아주 틀리지 않았다 싶습니다.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이미 수십 번은 읽었던 책을 또 가져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외울..
솔직히 저는 아이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아이가 "돈이 뭐야?"라고 물었을 때, 머릿속이 잠깐 하얘졌거든요. 평소에 카드만 쓰다 보니 정작 아이한테 돈의 개념을 설명할 실마리가 없었습니다. 아이의 질문은 단순한데, 대답하는 제가 더 막혀버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아이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란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아이의 발달 수준을 모르면 설명이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제가 처음 돈 개념을 설명하려 했을 때 한 말은 이랬습니다. "돈이 있어야 물건을 살 수 있어."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틀 뒤 마트에서 제 카드를 가리키며 "이게 돈이야?"라고 물었습니다. 말로만 전달한 설명이 얼마나 얕게 닿았는지 그때 실감했습니다.아이의 인지 발..
솔직히 저는 설명회 몇 군데만 들으면 마음에 드는 유치원을 금방 고를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섯 곳을 다 돌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결정은 더 어려워진다는 걸요. 국공립유치원 두 곳, 자연유치원 두 곳, 그리고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기대가 컸던 유치원 한 곳까지 직접 설명회에 참석하며 비교했고, 그 과정에서 제가 놓쳤던 기준이 하나씩 분명해졌습니다.설명회를 다섯 곳 다 듣고 나서야 비교가 시작됐습니다처음 입학설명회에 갔을 때는 메모장을 꺼내 들고 꼼꼼히 적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설명회를 들을수록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각 유치원이 내세우는 교육과정(curriculum)이 저마다 달랐고, 강조하는 포인트도 제각각이었거든요. 여기서 교육과정이란 단순히 수업 내용만을..
아침부터 쉬지 않고 움직였는데 저녁이 되면 이상하게 허전한 날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제가 게으른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건 제 탓이 아니었습니다. 집안일과 육아가 가진 구조적인 특성 때문이었고, 거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노동까지 더해진 결과였습니다.집안일을 해도 끝이 없는 이유, 알고 보니 구조의 문제였습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집안일이 힘든 건 알았지만, 왜 이렇게 해도 해도 티가 안 나는지는 오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침에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밥 차리고, 설거지까지 끝내면 뭔가 해낸 것 같은데 두 시간만 지나면 거실은 다시 어질러져 있습니다. 아이가 놀고 난 자리를 보면 청소를 안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이게 바로 집안일이 가진 반복 재생산성(repro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