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몇 숟가락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는 아이를 보며 "한 숟가락만 더" 를 반복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아이 식사량이 기준에 못 미치면 왠지 제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억지로 먹이는 것이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좋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식사량에 집착했던 엄마, 그때 저는 뭘 놓쳤나일반적으로 아이가 밥을 조금 먹으면 성장에 문제가 생길 거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저녁 식탁에서 아이가 반 그릇도 채 먹지 않으면 '오늘 이것밖에 못 먹었는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자동으로 올라왔어요.그때 제가 쓰던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적정 식사량', 즉 성인 기준으로 어림잡아 아이에게 기대하는 양을 다 먹..
WHO는 만 1세 아이에게 좌식 화면 시청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처음 제대로 확인했을 때 저는 이미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스크린타임(screen time), 즉 화면을 바라보는 총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 집에서 TV를 없앤 엄마의 이야기입니다.돌 지난 아이에게 영상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의 고민아이가 돌 무렵이 됐을 때 영상은 제가 의도해서 들여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생활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어하려고 하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이제 그만 보자"라고 말해도 아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말이 아직 통하지 않는 시기였으니까요. 보여주자니 너무 어린것 같고, 안 보여주자니 현실이 따라주질 않는 그 간격 ..
5세 무렵 아이들은 실제 경험과 상상을 구별 없이 이야기하는 시기를 거칩니다. 저도 아이가 같은 날 있었던 일을 아침과 저녁에 완전히 다르게 이야기했을 때, 처음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거짓말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 발달 과정이었습니다.아이를 믿기 시작하면서 생긴 신뢰 기준의 흔들림처음 어린이집에 보낼 때는 아이가 집에 와서 하는 이야기를 크게 따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블록 했어"라고 하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겼죠.그런데 아이가 말이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유치원 주간계획표에 나온 활동을 아이가 먼저 꺼내 이야기하고, 선생님이 올려주신 사진 속 장면과 딱 맞아떨어지는 설명을 하기 시작하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아, 진짜 이런 일이 있었구나"라고 믿게 됐습니다.그런데 그..
하원한 아이에게 "오늘 유치원에서 뭐 했어?"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대답이 "몰라", "기억 안 나"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아이의 발달 단계와 꽤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왜 아이들은 유치원 이야기를 잘 하지 않을까요? 그 이유를 알고 나면 접근 방식이 달라집니다.아이가 유치원 이야기를 안 하는 건 왜일까요?저도 처음에는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집에서는 그렇게 재잘거리는 아이가 유독 유치원 이야기만 나오면 입을 닫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거든요. 혹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친구와 싸운 건지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채웠습니다.그런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이 침묵에는 생각보다 단순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4~5세 아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괴물이나 귀신을 "있다"고 믿는 시기입니다. 저희 아이도 유치원에 적응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엄마, 거기 드라큘라 나와"라고 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말이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었더라고요.아이가 갑자기 괴물 이야기를 꺼낸 날저희 아이는 원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5살에 처음 유치원을 시작했을 때도 한참을 울고, 버티고, 겨우 적응했어요. 그래서 이제 좀 괜찮아졌다 싶었을 때 저도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부터 "유치원 가기 싫어"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너무 멀어서"라고 하더니, 다음에는 "거기 괴물 나와", 그다음에는 드라큘라, 귀신, 유령까지 등장했..
아이에게 아침밥을 꼬박꼬박 먹여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보니 "먹이는 것"과 "아이가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습니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5살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침마다 벌어지는 실랑이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유치원 가면서 아침밥이 달라진 이유아이가 어린이집을 다닐 때는 솔직히 아침밥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전 간식으로 죽이 나왔기 때문에, 집에서는 과일 정도만 챙겨 먹여 보내도 큰 문제는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그 방식이 아주 나쁜 것도 아니었고, 아이도 특별히 배가 고프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거든요.그런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오전 간식으로 죽이 나오는 날도 있었지만, 일주일에 ..
저도 처음엔 제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수면 루틴도 만들어주고, 암막커튼으로 방을 어둡게도 해봤는데 아이는 여전히 안 잤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 있었는데, 아이가 안 자는 건 제 실수가 아니라 그냥 그 아이의 수면 패턴이었다는 것입니다. 5살이 된 지금도 "자기 싫어"는 여전히 듣고 있지만,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잠을 안 자는 아이, 정말 엄마 탓일까아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주변 또래와 비교하면 잠이 유독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수면 환경을 잘못 만든 건 아닌지, 수면 유도 방식이 틀린 건 아닌지 계속 의심했습니다. 수면 유도(sleep onset)란 아이가 잠에 막 드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말하는데, 저는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습니다.아..
5살 아이가 정리를 못하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발달 단계의 문제입니다. 저도 처음엔 "왜 이렇게 정리를 안 하지?" 싶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이한테 정리를 맡기는 것과 정리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정리 연습, 시작은 "20%"부터였습니다솔직히 말하면, 저는 오랫동안 아이가 놀고 나면 제가 다 치웠습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당장 생활이 불편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아이가 기관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자기 물건을 스스로 챙기는 일이 매일 반복됩니다. 사물함에 가방을 넣고, 사용한 교구를 제자리에 가져다 두는 것들이요. 집에서 그 경험을 한 번도 안 해봤다면, 기관에서도 자연스럽게 하기가..
"빨리 해야 해"라는 말을 하루에 몇 번 하는지 세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시작하면서 등원 시간이 조금 늦어졌고, 그 덕분에 아침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여유가 아이의 자립심 발달에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에게 "혼자 해"라고 가르친 것보다 혼자 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것이 핵심이었습니다.등원 준비: 시간이 생기자 달라진 것들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등원 시간이 빨라서 아침마다 제가 아이 옆에서 거의 모든 걸 해줬습니다. 세수도 제가, 양치도 제가, 로션도 제가. 아이가 "내가 할 거야"라고 해도 "엄마가 해줄게, 빨리 가야 해"라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
솔직히 저는 아이가 "OO이가 주먹으로 배를 때렸어요"라고 말했을 때, 순간적으로 "그럼 너도 때려"라고 했습니다. 말하고 나서 제가 더 놀랐습니다. 평소에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고 가르쳐온 사람이 저였으니까요. 그날 아이가 저에게 되돌려준 한마디 덕분에 엄마가 아이의 또래 갈등에서 진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아이 말 듣기 — 믿어주는 것과 확인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아이는 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것은, 같은 사건인데도 어제 들은 내용과 오늘 들은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꽤 있었다는 점입니다. 어제는 친구가 밀었다고 했다가, 다음 날 물어보면 그냥 같이 넘어졌다고 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저는 두 가지 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