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해야지"라고 다독이면 아이의 낯가림이 나아질까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날 때마다 제 바지 뒤로 숨으면, 반사적으로 앞으로 끌어내곤 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 행동이 오히려 아이를 더 움츠러들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직접 부딪히고 돌아온 이야기입니다.낯선 사람을 어려워하는 아이, 왜 이렇게까지 심할까저희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새로운 장소 자체를 낯설어했습니다. 조금 더 크면서는 사람에 대한 낯가림도 심해졌는데, 특히 남자 어른 앞에서는 울거나 굳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어린이집에서 매주 오는 외부 강사 선생님과 1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아이의 사진을 키즈노트에서 볼..
낯가림이 심한 아이의 절반 이상은 기질적으로 '느린 적응형(slow-to-warm-up)'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위안이 됐습니다.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아이라는 뜻이니까요. 외출 한 번 하는 것도 쉽지 않던 시절을 지나, 지금 5살이 된 아이를 보며 낯가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왔는지 정리해봤습니다.기질 이해 — 낯가림은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저희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낯선 장소나 사람을 굉장히 힘들어했습니다. 마트에 갔다가 아이가 너무 울어서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돌아온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때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다른 집 아이들은 이러지 않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그러다 기질(temperame..
예민한 아이는 친구도 못 사귄다는 게 정말 사실일까요? 저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울기만 하다 돌아오던 아이를 보면서, 유치원에서도 혼자 구석에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거든요. 그런데 막상 5살이 된 아이를 지켜보니,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미리 단정짓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낯가림이 심한 아이, 친구관계도 어려울까요?저희 아이는 생후 6개월 무렵부터 같은 아파트에 사는 또래 친구와 거의 매일 만났습니다. 워낙 자주 보다 보니 아이에게 그 친구는 특별한 존재가 됐고, 저도 그 아이 엄마와 육아동지처럼 의지하며 지냈어요.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가 다른 아이와 놀고 있으면 질투를 하고, 친구가 조금만 잘못해도 "그러면 안 돼"라며 훈계하려..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엔 아이가 울면서 가기 싫다고 할 때 '역시 내가 잘못 선택한 건가' 싶었습니다. 낯선 환경에 유독 조심스러워하는 아이를 집에서 거리가 있는 큰 유치원에 보내는 게 맞는 결정인지, 입학설명회를 5곳이나 다니고도 확신이 없었어요. 그 고민의 과정과, 6개월이 지난 지금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정리해봤습니다.유치원 선택, 좋은 곳보다 맞는 곳을 찾기까지저도 처음엔 단순히 집 근처, 평판 좋은 곳으로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알아보기 시작하니 기준이 자꾸 달라졌어요. 5살이 되면서 아이의 성향이 뚜렷해졌고, 어린이집에 처음 보낼 때보다 오히려 선택이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10월부터 입학설명회 시즌이 시작됐고, 저는 규모와 교육 방식, 분위기가 저마다 다른 근처 유치원 ..
솔직히 저는 한동안 "맞춰주는 것"과 "다 받아주는 것"이 같은 말인 줄 알았습니다. 아이가 울면 안아주고, 싫다고 하면 기다려주고, 그게 예민한 아이에게 맞는 육아라고 굳게 믿었거든요. 그런데 세 돌이 지나면서 슬슬 균열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받아주는 것과 행동의 기준을 세워주는 것, 이 두 가지는 생각보다 훨씬 다른 이야기였습니다.훈육 기준: "안 돼"보다 먼저 한 것아이가 어릴 때 저는 기질(temperament)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기질이란 타고난 행동·감정 반응 방식으로,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 어떻게 접근하고 적응하는지를 결정짓는 특성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낯선 곳에서 바로 뛰어노는 아이와 한참 지켜보다가 천천히 다가가는 아이의 차이가 바로 기질에서..
주차장에서 아이를 달래다가 결국 벚꽃 한 장 못 찍고 집으로 돌아온 날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우리 아이가 낯가림이 심하구나" 하고 넘겼는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저는 다른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그 질문의 출발점, 그러니까 아이의 기질을 어떻게 이해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행동 관찰: "예민한 아이"라는 말이 불편했던 이유주변에서 "장소를 많이 가리는 아이인가 보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묘하게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닌데, 뭔가 아이를 문제 있는 쪽으로 분류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저는 판단을 내리기 전에 먼저 아이의 행동을 더 꼼꼼히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아이가 5개월 무렵부터 낯선 장소에서 울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았습니다. 벚꽃이 핀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