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무렵부터 저희 아이가 달라졌습니다. 말로 설명하면 곧잘 따라오던 아이가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거야"를 입에 달고 살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살펴보니 버릇이 나빠진 게 아니라 자기 결정권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시기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시행착오 끝에 찾은 방법들을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갑자기 말을 안 듣는 건 자기주장이 생긴 거라고요?저도 처음엔 "왜 갑자기 이렇게 됐지?"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설명을 다 이해하면서도 "알아, 근데 나는 하기 싫어"라고 나오니까요. 기가 찬다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이 시기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변화는 자율성 발달(autonomy development)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서 자율성 발달..
솔직히 저는 아이가 친구에게 장난감을 빌려주지 않으려 할 때, 그게 고쳐야 할 버릇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양보를 강요할수록 아이는 오히려 더 짜증을 냈고, 저는 그제야 뭔가 방향이 잘못됐다는 걸 느꼈습니다. 영유아 발달 자료를 파고들고, 제 아이를 직접 관찰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양보를 강요했더니 오히려 역효과가 났습니다두 돌 무렵 아이와 친한 친구 사이에서 장난감 다툼이 반복됐을 때, 저는 반사적으로 "친구한테 잠깐만 빌려줘"라고 했습니다. 그게 가장 빠른 해결책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그 말을 들은 아이는 기분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크게 울거나 장난감을 꼭 움켜쥐었습니다.그때부터 이게 단순한 고집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육아 서적과 영유아..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면, 혹시 "오늘 하루만 쉬게 해줄까?" 하는 마음이 드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마음을 참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데 막상 쉬게 해주면 다음 날이 더 힘들더라고요. 등원 거부를 반복하는 아이 옆에서 제가 직접 겪은 시행착오와, 그 안에서 찾은 현실적인 방향을 솔직하게 적어봤습니다.아이가 가기 싫다는 말속에 담긴 마음"잘 다니던 아이가 왜 갑자기?" —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어렵게 적응을 마치고 드디어 씩씩하게 다니는구나 싶었는데, 연휴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아침이 전쟁이 됐습니다. 다섯 살이 된 지금도 가끔 전날 저녁부터 눈물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그래서 어느 날부터 이유를 먼저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매번 다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엄마가 보고 ..
잠들기 전 아이가 "엄마는 아빠랑 놀으라고 하잖아"라고 말했을 때,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바빴을 뿐인데 그 말이 아이에게는 상처로 남아 있었던 것 같아서요. 5살짜리가 하루 종일 엄마만 찾는 건 떼쓰는 게 아니라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애착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걸 알고 나서도 막막하긴 했지만, 적어도 아이를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왜 아빠 놔두고 엄마만 찾을까 — 애착행동의 실체저도 처음엔 단순히 '버릇이 잘못 든 건가?' 싶었습니다. 아빠가 바로 옆에 있는데 굳이 저를 찾아와 "엄마 이것 봐", "엄마 이건 뭐야?"를 반복하는 게 솔직히 지칠 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버릇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3~5세 아이들은 인지·언어 발달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아이를 어린이집에 처음 보내던 날, 저는 하루 종일 불안했습니다. 18개월짜리 아이가 오후 4시 반까지 엄마 없이 지낸다는 게 너무 미안하고 걱정됐거든요. 그런데 막상 적응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따로 있다는 걸.시간의 질 —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있었는가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퇴근 후에는 밥 먹이고 씻기고 집안일하다 보면 눈 한번 제대로 마주치기 어려운 날도 있었고요. 그런 날이면 '오늘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했는데'라는 생각에 혼자 자책하곤 했습니다.그러다 조금씩 다른 관점이 생겼습니다. 하루 종일 아이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엄마는 집안일, 아이는 혼자 놀이 중이라..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 있습니다.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5살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저 역시 5살 엄마로서는 처음이라 매 순간이 새로운 고민입니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 육아가 익숙해진다고들 하는데, 제 경험상 아이가 클수록 오히려 정답을 찾기 더 어려워졌습니다.매 순간 결정해야 한다는 것 —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습니다일반적으로 육아가 힘든 이유로 체력 소모를 먼저 꼽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오히려 '결정의 연속'이 더 힘들었습니다. 나도 엄마가 처음인데,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가 선택해야 했으니까요.아이가 아플 때가 특히 그랬습니다. 갑자기 열이 올랐을 때 병원에 가야 할지, 조금 더 지켜봐도 될지부터 막막했습니다. 이때 중요한 개념이 '반응적 양육(Re..
낯가림이 심한 아이의 절반 이상은 기질적으로 '느린 적응형(slow-to-warm-up)'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위안이 됐습니다.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아이라는 뜻이니까요. 외출 한 번 하는 것도 쉽지 않던 시절을 지나, 지금 5살이 된 아이를 보며 낯가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왔는지 정리해봤습니다.기질 이해 — 낯가림은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저희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낯선 장소나 사람을 굉장히 힘들어했습니다. 마트에 갔다가 아이가 너무 울어서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돌아온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때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다른 집 아이들은 이러지 않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그러다 기질(temperame..
WHO는 만 1세 아이에게 좌식 화면 시청을 권고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처음 제대로 확인했을 때 저는 이미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스크린타임(screen time), 즉 화면을 바라보는 총 시간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 집에서 TV를 없앤 엄마의 이야기입니다.돌 지난 아이에게 영상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의 고민아이가 돌 무렵이 됐을 때 영상은 제가 의도해서 들여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생활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어하려고 하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이제 그만 보자"라고 말해도 아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말이 아직 통하지 않는 시기였으니까요. 보여주자니 너무 어린것 같고, 안 보여주자니 현실이 따라주질 않는 그 간격 ..
4~5세 아이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괴물이나 귀신을 "있다"고 믿는 시기입니다. 저희 아이도 유치원에 적응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엄마, 거기 드라큘라 나와"라고 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어이가 없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말이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었더라고요.아이가 갑자기 괴물 이야기를 꺼낸 날저희 아이는 원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5살에 처음 유치원을 시작했을 때도 한참을 울고, 버티고, 겨우 적응했어요. 그래서 이제 좀 괜찮아졌다 싶었을 때 저도 마음을 놓고 있었습니다.그런데 어느 날부터 "유치원 가기 싫어"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너무 멀어서"라고 하더니, 다음에는 "거기 괴물 나와", 그다음에는 드라큘라, 귀신, 유령까지 등장했..
솔직히 저는 아이가 "OO이가 주먹으로 배를 때렸어요"라고 말했을 때, 순간적으로 "그럼 너도 때려"라고 했습니다. 말하고 나서 제가 더 놀랐습니다. 평소에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고 가르쳐온 사람이 저였으니까요. 그날 아이가 저에게 되돌려준 한마디 덕분에 엄마가 아이의 또래 갈등에서 진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아이 말 듣기 — 믿어주는 것과 확인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아이는 친구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것은, 같은 사건인데도 어제 들은 내용과 오늘 들은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꽤 있었다는 점입니다. 어제는 친구가 밀었다고 했다가, 다음 날 물어보면 그냥 같이 넘어졌다고 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저는 두 가지 사이..

